정맥 안에는 혈액을 중력의 반대 방향인 심장 방향으로만 흐르게 하는 판막이 있다. 이 판막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정맥 안의 혈액이 심장의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역류 현상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혈액이 정맥 안에 고이면서 압력이 커지고 결국 정맥이 부풀어 올라 피부 밖으로 돌출돼 보이게 된다. '하지정맥류' 질환이다.푸르스름하고 울퉁불퉁한 혈관이 보이는 미용상의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체의 피로감, 무게감, 부종, 가려움증, 통증, 수면 시 근육 경련(쥐내림) 등도 나타날 수 있다. 하지정맥류를 장기간 방치하면 하지 부종, 피부 변색·습진·궤양 등도 발생할 수 있다.인구의 20% 정도는 하지정맥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하지정맥류로 진료받은 사람은 약 21만 2,000명이다. 2016년 16만 2,000여 명에서 5만여 명 증가한 수치로, 연평균 증가율은 7.0%다. 2020년 전체 진료 인원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50대로 전체의 26.9%를 차지했다. 이어 60대가 23.8%, 40대가 17.9% 순이다.50대 환자가 가장 많은 이유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흉부외과 홍기표 교수는 “50대는 노화로 인해 혈관 탄력이 저하돼 혈관벽 형태가 변할 수 있는 시기이면서, 경제적 여유가 어느 정도 있고 병원을 방문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연령대여서 환자가 많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 유전적 요인: 부모가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자녀도 하지정맥류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 직업적 요인: 오랫동안 서서 일하거나 앉아서 일하는 직업인 경우 혈관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하지정맥류가 잘 생긴다.
- 임신: 임신하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의 수치가 변하고 자궁이 커져 혈관을 압박해 하지정맥류가 잘 생긴다. 여성 호르몬과 임신 등의 영향으로 여성 하지정맥류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2배 정도 많다.
- 비만: 비만하면 하지정맥 순환에 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커져 하지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
초음파 해야 하지정맥류 진단 가능...치료는?환자가 서 있는 자세에서 환부에 젤을 바르고 초음파 검사를 진행해 하지정맥 내 문제점을 파악한다. 문제를 확인한 후 적절한 치료계획을 세우는데, 치료는 크게 보존적인 치료와 침습적 치료로 나뉜다. 보존적인 치료는 근본적 치료방법이 아니며 압박스타킹을 착용하거나 하지정맥의 혈액순환을 활성화하는 약을 복용해 불편감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보존적 치료로 효과가 없다면 침습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역류가 발생하는 정맥을 제거하거나 혈류가 통하지 않게 차단함으로써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하체의 피부를 조금 절개하는 수술을 통해 원인이 되는 정맥을 제거하지만, 최근에는 피부를 절개하지 않는 고주파나 레이저를 이용해 역류를 차단하는 방법도 많이 시행한다. 이 밖에도 약물을 주사해 혈관을 경화시키는 약물경화요법이 있으나 제한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 예방하려면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직업적으로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어야 한다면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아침에 일어난 직후부터 자기 직전까지 착용하는 것이 좋다. 종일 착용하는 것이 힘들면 한곳에 오래 앉아 있거나 오래 서 있는 경우에는 꼭 착용한다. 또,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기, 다리를 구부리거나 펴기, 무릎 돌리기 같은 동작을 수시로 하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체중 관리도 중요하다. 과체중이면 하지정맥의 기능 이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또, 몸에 꽉 끼는 속옷과 바지, 부츠는 혈액순환을 방해하기에 가능한 한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의자에 앉을 때는 다리를 꼬지 말고 바른 자세로 앉는다.